미래영어영문학회 회원님들께
baseball이란 스포츠를 두고, 일본인들은 ‘야구’라고 하고 중국인들은 ‘봉구’라고 합니다. baseball이 처음 미국에서 일본으로 들어 왔을 때, 일본인들은 그 스포츠가 야외운동장(outdoor stadium)에서 벌어진다는 사실에 깜짝 놀랍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으로 야구가 들어오던 19세기 말만 해도 가라데, 유도, 검도, 스모 등 일본인들이 전통적으로 즐겨왔던 스포츠들이 모두 실내스포츠(indoor sports)였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그들은 baseball의 base를 ‘루(壘)’라고 번역하고 first base, second base, third base를 1루, 2루, 3루라고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baseball만큼은 ‘루구(壘球)’라고 하지 않고 ‘야구(野球:야외운동장+공)’라고 명명하게 되는데, 그만큼 일본인들의 눈에는 baseball이 야외운동장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반면, 1970년대가 되어서야 뒤늦게 baseball을 받아들이게 되는 중국인들은 그 스포츠의 특색(distinct feature)을 야구방망이(baseball bat)로 보게 됩니다. 이렇게 그들의 눈에는 baseball이 야구방망이로 인식되면서 ‘봉구(棒球:방망이+공)’라고 불리게 되는 것입니다.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이렇게 다릅니다. 그런데 우리만 일본을 따라서 그냥 ‘야구’라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사회문화 전반에 routine으로 자리 잡고 있는 이런 고정관념(固定觀念)들을 탈피하는 2020년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면서 새해인사 드립니다.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 김 재 원 올림